원이란 이름은 사람들이 오가며 머물던 주막이 많던 곳을 말한다.
안동 제비원은 조선 후기까지 길손들이 많이 다니던 곳이었다.
이곳의 석불은 고려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고려를 대표하는 불상 중 하나이다.
고려의 석불들은 이전 신라 시대와 달리 독특한 개성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다.
호족이 세운 고려는 각자의 지방색이 강하고, 지역의 호족들이 자신의 권위와 부를
상징하기 위해 불상을 세우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조화와 균형미보다는 좋게 얘기하면 독창성이 뛰어나다.
우리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데, 못생기고 머리가 큰 부처님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제비원 석불은 머리가 2미터, 몸을 포함한 전체 불상의 높이는 12미터이다.
자연석에 몸통을 새기고, 머리를 따로 올렸는데 긴 눈에 우뚝 솟은 코, 붉게 칠한 두터운 입술을 간직하고 있다.
미소를 띠고 있는 풍만한 얼굴은 장중하면서도 근엄함을 느끼게 한다.
목에는 붉은 빛을 띤 연주문을 새겨 넣었다.
이곳 안동의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 당시 일본 장수가 이 불상의 목을 치자 붉은 피가 흘러 나왔고,
그 이후로 불상의 목이 붉어졌다고 한다.
성주란 집터를 지키고 보호하는 신을 의미하는데, 그 성주신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불렀던 노래를 성주풀이라고 한다.
이곳 안동은 성주풀이의 본고장으로도 알려진다.
그 이유는 성주풀이 가사 중에 제비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오고가는 이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세워진 석불에는 아마도 많은 이들의 염원이 깃들여져 있을 것이다.
또한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노래와 불상으로 전해지면서 우리에게도 여전히 위안을 주는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다.
성주풀이
"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로구나
성주야 성주로다 성주 근본이 어디메뇨
경상도 안동땅의 제비원이 본이 되야
제비원에다 솔씨 받아 동문 산에다 던졌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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